[KOTRA] 2022년 EU 주요 정책의 동향과 전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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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0 00:00조회수
3082022년 EU 정책 방향과 유럽 그린딜 주요 정책과 전망
2022년 EU는 주요 정책기구 간 3자 회의(집행위, 의회, 이사회)를 통해 코로나19 경기회복, 기후위기 대응, 디지털 전환을 위한 우선 추진 정책 분야를 선정했다. 선정 분야는 △ 그린딜, △ 디지털, △ 경제회복, △ 국제관계, △ 보건, △ 유럽가치수호이다. 또한 통상의 경우에도 기존 신통상 정책의 기조인 녹색, 디지털 전환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전망이다. 집행위는 정책 추진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연간 총 3130억 유로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2022년 EU의 정책 방향
EU는 코로나로 침체된 경제 회복에 주력하면서도 2050년까지 기후 중립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정책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2022년 1월 유럽의회연구센터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두 목표인 경제성장과 기후 중립을 조화롭게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GDP가 증가할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경제활동과 환경오염에는 상관 관계가 성립한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의 GDP가 279% 성장하는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은 54%가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EU에서는 GDP가 146% 성장한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2% 감소해 경제 활동과 환경오염간의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상쇄된 것이 보인다. EU는 에너지 효율성 개선과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통해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힌다.
EU는 경제성장의 기반을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며 EU를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로 재편성하고 있다. EU의 정책은 경제 성장과 기후 대응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러한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로의 재편을 목표로 그린딜에서부터 순환경제 패키지, 공급망, 에너지, 농업 정책에까지 서로 연결돼 있다. 아울러 EU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측정하기 위해 경제 활동을 평가할 수 있는 기후 지표를 마련 중이다.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을 분류하는 EU 녹색분류체계(Taxonomy)도 그 중 한 방편이다.
2022년 유럽 그린딜 주요 정책과 전망
2022년 EU는 2021년 발표한 ‘Fit for 55’ 패키지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Fit for 55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고자 하는 EU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를 말한다. 해당 패키지에는 포함된 법안 수가 많으며, 정책들이 상호 연계돼 있어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유럽 배출권 거래제(EU-ETS),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지침, 자동차 탄소배출 규정, 탄소국경조정제(CBAM) 등 경제계 전반에 파급 효과가 큰 법안들이 많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주요 법안들이 의회의 수정을 거치며 집행위의 제안보다 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관련 법제화 과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자동차 탄소배출 규정 개정과 탄소국경조정제(CBAM)는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다.
자동차 탄소배출 규정
EU는 자동차의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를 5년마다 단계적으로 강화해, 2035년부터는 탄소 배출량이 제로인 무공해 신차만을 판매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같은 취지의 무공해차 전환 공동 선언이 COP26(2021년 11월)에서 33개국과 11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동참을 이끌어낸 가운데 EU는 관련 규제에 앞장설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2022년 1월, 유럽의회 환경위원회(ENVI)는 기존 집행위의 제안보다 탄소 감축 목표가 강화된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유럽의회 산업위원회(ITRE)와 유럽 자동차공업협회(ACEA)는 급속한 감축 속도에 따른 일자리 손실과 무공해차 전환 인프라 부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기존 집행위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유럽 기업뿐 아니라 유럽에 수출하는 관련 국내기업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5월 표결 때까지 법제화 과정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BAM 역시 유럽의회를 거치며 집행위 법안보다 강화되는 추세이다. 2022년 1월 5일 제출된 환경위원회(ENVI)의 수정안에는 보다 확대된 CBAM 적용 품목과 과세 대상, 전환기간 단축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적용 품목에는 기존 품목인 시멘트, 전기, 비료, 철강, 알루미늄에 탄소 및 무역 집약도가 높은 수소, 유기화학물, 플라스틱(폴리머)가 추가 됐다.
대상 배출가스도 직접 배출(Direct Emissions)뿐 아니라 생산 공정에서 사용된 전기 등을 통한 간접적인 배출(Indirect Emissions)까지 확대됐다. 또한 환경위원회는 집행위가 제안한 3년의 전환 기간을 2년으로 축소해 2023년 1월 1일에서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전환기간을 거쳐 2025년 1월 1일부 전면 시행을 제안하고 있다. 환경의원회의 CBAM 수정안은 2월 의회 논의를 거쳐 4월에 표결될 예정이다.
친환경 플라스틱 법적 토대 마련
EU는 현재 2021년 7월 3일부로 시행중인 플라스틱 감축 지침(EU 2019/904)에 따라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유통 및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관련 규범이 마련되지 않아 EU는 2022년 관련 법적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집행위는 1월 18일부터 관련 정책 수립을 위한 공공의견 수렴을 시작했으며, 8주간(~’22.3.15.)의 의견 수렴 이후 2022년 2분기 내 △ 생물 기반, △ 생분해, △ 퇴비화 가능플라스틱 관련 최종 정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순환경제실행계획의 일환인 해당 정책에는 생물기반·생분해·퇴비화가능 플라스틱에 대한 원재료·인증·사용기준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포장 및 포장폐기물지침(PPWD), 일회용 플라스틱지침(SUPD) 등의 기존 규정과 상호 연계될 수 있는 정책도 제안될 전망이다.
현재 친환경 플라스틱은 전세계 및 EU 플라스틱 시장의 1%에 불과하나 2020~2025년 기간 내 5~8%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U가 친환경 플라스틱을 도입하면 향후 친환경 플라스틱 원료 및 제품과 관련된 EU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 예측된다. 따라서 국내에서 이미 친환경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거나, 관련 시장을 탐색하는 우리 기업은 EU의 친환경 플라스틱 정책에 따른 새로운 시장 확대 기회에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 외 에도 2022년에는 녹색분류체계(Taxonomy)의 원자력과 천연가스 포함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며, 순환경제 이행을 위한 소비자 수리 권리 강화 등이 추진될 계획이다.
시사점 및 전망
2022년 1월18일 유럽의회 의장에 선출된 로베르타 메솔라(Roberta Metsola) 의원은 인터뷰에서 '유럽이 그린딜을 통해 경제 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이 함께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으며, 또 이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유럽의회의 결정 권한과 EU의 정책 방향을 고려해 볼 때, 앞서 살펴본 법안에서처럼 EU의 친환경 정책 및 규제는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2022년에는 자동차 탄소 배출 규제와 CBAM, 그리고 친환경 플라스틱 법적 토대 마련처럼 국내 기업에 영향이 큰 법안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EU 녹색분류체계(Taxonomy) 개정이 완료될 예정이다. 따라서 관련 기업뿐 아니라 모든 EU 수출기업들의 대비 및 정책 동향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